홍루몽의 무대인 대관원을 사진만으로 소개하면 이해가 좀 어려울 것 같아서 우선 홍루몽에 관한 소개룰 간단히 합니다
누군가는 대관원의 홍보자료를 보고 기대를 하고 찾아갔더니 별 것 이니라고 하면서 속았다는 표현을 쓴 것이 제게는 아주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중국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 이해가 방문하기 이전에 미리 기본 지식을 찾아보지 않고 그냥 간다면 이런 막 언행이 불시에 튀어나오겠습니다 ㅠㅠ
중국 근대소설의 효시라 불리는《홍루몽의 소설 무대가 되고 있는 곳이 이 대관원(大觀園)입니다.
이 북경 대관원은 TV드라마 홍루몽이 50회의 연속극이 촬영된 곳이기도 했습니다.
하북성의 성도인 석가장과 붙어 있는 작은 위성 도시에도 홍루몽 드라마 촬영 셋트장이 남아 있지만 북경 대관원과는 비교가 안되는 촬영을 위한 작은 규모의 셋트장에 불과합니다. 또한 홍루몽 소설의 무대인 영국부(榮國府)를 재현시켜 만들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상해에도 대관루가 있고, 운남성의 성도인 곤명에도 대관루가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춘향전을 대하듯 홍루몽에 열광을 합니다
홍루몽을 다섯 번이나 읽었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은 “홍루몽을 읽지 않으면 중국의 봉건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홍루몽》은 결혼풍습, 전통에 억매인 속에서의 남녀 젊은 이들의 사랑 서술과 여인들의 의상, 생각,음식, 가족제도 등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는 중국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는 백과사전이기도 합니다
루쉰(魯迅)은 홍루몽이 나타난 이후로 지금까지 지녀 온 중국 전통소설의 모든 사상과 작법이 타파되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북경 식물원 안의 조설근기념관 안에서 제가 노신,호적,채원배 등의 사진을 담아 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홍루몽의 연회를 재연하는 홍루연(紅樓宴)은 베이징이나 타이베이의 최고급 호텔에서 개최될 때마다 세간의 이목을 끌어 당기곤 합니다. 이른바 ‘홍학(紅學)’이라는 학풍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홍루몽》은
청대(淸代) 18세기 중엽 조설근(曹雪芹)이 ‘비극적인 사랑’과 ‘가(賈)씨 가문의 흥망성쇠’를 다룬 장편소설로서 중국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 문학소설입니다. 19세기 초반에 영어번역문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한글을 위시하여 전 세계 20여 종의 언어로 약 100여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습니다
홍루몽은 가(賈), 사(史), 왕(王), 설(薛) 등 네 가문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로 등장인물만 해도 500명이 넘습니다. 한 마디로 전체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작품의 핵심 줄거리는 크게 두 축인데, 주인공 가보옥(賈寶玉)이 사랑하는 사촌 누이 임대옥(林黛玉) 관계와 결혼식을 치루게 되는 설보차(薛寶釵)를 둘러싼 ‘비극적인 사랑’이 있으며, 가(賈)씨 가문의 흥망성쇠 입니다.
홍루(紅樓)의 봄날은 꿈결처럼 사라지고
주인공 가보옥은 당대 최고 귀족 집안인 영국부(榮國府)에서 할머니 대부인의 비호를 받으며 애지중지 자란 귀공자 입니다. 무엇보다. 입신양명에 눈이 먼 사대부들을 혐오하며 섬세하고 여성적인 가치들을 인생의 진리로 여깁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치와 대관원(大觀園) 등의 건축으로 차차 기울기 시작하는 가씨 집안에서, 보옥은 가정적이며 건강한 설보차에 대해서도 호감은 가지지만 사촌누이인 임대옥과의 결혼을 더 원합니다.
그러나 집안의 실권을 쥔 할머니는 대옥의 몸이 너무 허약하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허락하지 않고 보옥이 몰래 계략을 꾸며서 보옥이와 설보차를 결혼시킵니다. 감족같이 속은 보옥이 보차와 결혼하던 날, 대옥은 쓸쓸히 숨을 거둡니다.
인생무상을 느낀 보옥은 과거장에 간 뒤로 그대로 실종됩니다. 후일 아버지 가정과 나루터에서 만나지만, 보옥은 목례만 보내고 승려와 도사 사이에 끼여 눈길 속으로 사라지면서 끝을 맺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러브스토리나 가문변천사로 비춰지는 이 이야기에 중국인들은 왜 이처럼 열광하고 집착하는 것일까?
《홍루몽》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붉은 누각의 꿈'입니다.
그 화려한 붉은 누각에는 부잣집의 귀한 딸들이 살고 있으며 여인들의 천국이자 청춘이 피어나는 아늑한 정원입니다.
하지만 인생의 봄날은 결코 길지 않았습니다. 따스한 봄이 저만치 가버리고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잎도 어느 날 갑자기 우수수 떨어지듯 청춘은 그렇게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붉은 누각에서 꾸는 보옥이가 꾼 꿈은 짧고도 아름다운 청춘의 꿈이요, 봄날의 꿈이었습니다.
홍루몽은 바로 꿈이라는 은유를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절절한 심정으로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자주인공인 가보옥은 남존여비와 입신양명을 극도로 혐오하는, 남성중심 혹은 유교중심의 봉건사회에 반항하는 이단아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릉십이차’(金陵十二釵)라고 불리는 여주인공들도 학식과 교양을 갖춘 여인들로 서로 시를 지으며 우애를 돈독히 하고 내면의 깊은 감성을 교류합니다. 이것은 종전의 작품에서 보여주던 여주인공들이 남성에게 종속적인 존재로 그려지거나 혹은 작품 속에서 남성들의 부수적인 역할로만 묘사되었던 것과는 판연히 다른 점 입니다.
우리나라에서의《홍루몽》의 위상
우리나라에서는 독서계에서《홍루몽》에 대한 관심은 오늘날에도 그리 크지 는 않지만,1800년대 초《홍루몽》이 조선에 전파되자 궁중의 비빈들이나 권문세가의 여성독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애독되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홍루몽》의 우리말 번역본은 1884년경 역관 이종태(李鍾泰)를 비롯한 문사들이《홍루몽》120회를 완역한 것이 있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홍루몽》이 완역된 사례로 보고 있다는 것이 우리 학계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1918년과 1925년에 양건식(梁建植)이, 1930년 장지영(張志瑛)이 신문에 장기간《홍루몽》을 신문 연재소설로 번역하여 게재하였지만 아쉽게도 완역하지는 못했습니다.
1950년대 이후에 출간된《홍루몽》번역서는 대부분 비전문가들이 일본어 번역본을 중역(重譯)하거나 축약하여 출판한 것이었습니다. 말은 완역이라고 하였으나 부분적으로 첨역된 곳들이 있어서 《홍루몽》원전이 지니고 있는 문학적 가치와 의미를 독자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홍루몽을 전문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중국 조선족 번역가들의《홍루몽》번역본은 조선족의 사투리 혹은 북한말의 어투가 곳곳에 남아 있어서 우리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생소할 것입니다. 그래서 홍루몽은 한국의 젊은 독자층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홍학(紅學,홍루몽 연구학회)을 대표하는 고려대 중문과 최용철 교수와 한림대 중국학과 고민희 교수의 9년여의 작업 끝에 나남의《홍루몽》 전 6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상의 글은 홍루몽의 소개 글에서 발췌하고 제 나름으로정리한 것임을 이 자리에서 밝혀둡니다
나남의《홍루몽》 전 6권 번역본은 원문을 충실히 반영하는 완역을 시도하면서 우리나라 독자들의 정서에 맞는 어휘와 표현을 구사하였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추천합니다 .
대관루에 전시된 조설근의 두상(頭像)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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