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향촌(稻香村)이란 이름이 멋져서 찾아갔습니다
이 집에는 남자 주인공 가보옥(賈寶玉)의 형수가 과부로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집은 작지만 나무들이 자라는 뜰이 있고 채소도 가꾸는 텃밭도 있습니다
창 무늬가 독특합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 와서 옷을 빌려 입고 홍루몽의 인물 처럼 꾸미고는 기념사진을 찍숩니다
난향오(暖香塢)입니다.
여인네들이 봄이 되자 시를 짓기도 하고 깔깔거리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가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뜰 한 켠에는 작은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가보옥이 어느 날 술이 거나하게 취기가 돌자 이 넓다란 바위 위에 잠시 누웠다가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감성적이고 세속에 구속되기를 싫어하는 주인공은 이 넓다란 바위 위에 누워서
담 넘어 세계와 담 안의 세걔를 골돌히 비교하면서 깊이 생각하고 있었을까?
뭔가 딱딱한 경직된 생활보다는 소박하면서도 자유스럽고,
텃 밭에서 자라는 배추랑,가지 등을 보기도 하고, 철따라 피는 꽃을 감상하는 이 곳 도화촌이 저도 좋았습니다
주인공은 이곳 정자에도 걸터 앉아서
파란 하늘을 쳐다보면서 뭔가 가슴이 답답해 옴을 달랬을것 같습니다
다소 초라한 출입문 옆에 "행렴재망(杏帘在望)"이란 네 글자를 쓴 이는 가보옥이 형수를 위해서 쓴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래 사진, 홍루몽 제17회에 나옴)
도향촌 방 안를 들여다 보는 중국 젊은 남녀입니다
홍루몽에 대하여 중국인들은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엩 또는 영화 "라브스토리"라고 비유를 하면서
이루지 못한 가보옥과 임대옥의 사랑을 안타까워 하기도 합니다
마당 한 구석 텃밭엔 동그란 가지가 열리고,
배추들이 소담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비취 색의 이 배추는 참 컸습니다
이 텅 빈 방에서 홀로 살아가면서 이 여인은 그동안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냥 이 생활이 자기의 숙명으로 여기고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라고 여기지는 않았을까?
我命苦~ 我命苦 ~(위밍쿠 워밍쿠, 아명고~ 아명고 ~)
내 운명은 고달프기도 해라 ~내 운명은 고달프기도 해라 ~
이것은 중국인들이 자신이 힘들 때 곧잘 부르는 민요의 첫 구절입니다
가사가 무척 힘든 자기의 삶을 담고 있지만 노래 가락은 다소 경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슬픈 노래룰 부를 때도 얼씨구 좋다 ~ 좋아~ 추임새를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런지요?
연못의 물을 따라서 만든 장랑은 직각으로 꺽이곤 합니다
북경에는 유수(柳樹)가 참 많습니다, 종류도 많습니다
황실의 정원, 원림, 천지일원(天地日月)의 단(壇)이 있는 공원,북경대학이나 청화대 캠퍼스 등등
어딜가나 유수(柳樹)를 쉽게 많이 보게됩니다
눈을 맞은 매화지만 매서운 혹한에도 그윽한 향을 낸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래의 글과 함께 걸린 대련의 하나 입니다.
가지들이 얼키고 얼킨 나무가 정원에 심어져 있습니다
마치 가씨 집의 가세가 기울어지는 것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위의 글씨는 오른편의 복단 그림 옆에서 담은 대련이었습니다
많은 방들이 이처럼 서화나 공예품을 관람객들에게 파는 가게가 되어 있습니다
연꽃이 피는 계절이나 철쭉이 피는 봄에 이곳을 찾으면 더 멋진 사진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전문 사진작가들에겐 계절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멋진 작품을 어디서나 만들 수 있을겁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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