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과 요리

중국 산서성의 도삭면(刀削麵)

콩지88 2017. 3. 12. 18:20


산동성(山東省)의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산서성(山西省)은 약칭으로는 진(晉)으로 표시합니다.  이곳은 옛날 진(晉)나라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산서성의 요리는 진채(晉菜)라고 부릅니다

이 진채는 우리나라에는 별로 잘 알려진 요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먹을만 합니다

저는 북경에서 지낼 때 사무실 가까이에 이 진채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었기에 산서식의 오리구이(카오야)를 즐겨 시켜 먹었었는데, 북경 오리구이 보다는 바싹 구어내는 것이 먹을 때 바삭거림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이한 것은 포크로 오리고기의 살들을 굵어내고, 이 고기를 작은 전병(煎餠) 위에 대파와 춘장을 함께 올려 먹는 것 입니다. 북경식 오리는 바삭하게 구어낸 껍질이 별미인데, 산서식 오리구이는 굵어 낸 살로 전병에 싸 먹는 것이 다릅니다


중국 여행중에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산서성의 면이라면 도삭면(刀削麵 따오사오미엔) 을 들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반죽을 단단하게 하여 한 손에 받쳐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칼을 잡고서 반죽을 앞으로 쳐내서 국수를 만들어 끓는 물에 삶아 내는 것 입니다




도삭면(刀削麵 따오사오미엔)을 만들고 있는 장면인데, 왼편의 한 사람은 재주를 더 부려서 반죽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서 국수발을 앞으로 쳐내고 있습니다


                         



머리에 올려 놓은 밀가루 반죽 입니다

"또샤미엔"이라고 써 놓은 것을 봤을 때 저도 처음엔 헷갈렸습니다.

따오사오미엔(Dao Shao Mien)이라고 해야 원음에 가까워집니다



라미엔(拉麵) 즉 국수를 두 손으로 늘여가면서 가늘게 뽑고 있습니다, 수타면(手打麵)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국수 뽑는 일은 지금은 우리나라 손짜장 집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산서(山西 산시)성은 중국에서 석탄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 입니다. 우리나라의 철강회사나 시멘트회사에서는 필요한 석탄을 산서성에서 많이 수입해서 썼는데, 그 중에서 운강석굴(雲崗石窟)이 있는 대동(大同)시의 대동탄(大同炭)이 화력과 품질이 좋아서 대동탄의 인기가 가장 좋았습니다



지금도 석탄을 가득 실은 우마차가 거리를 지나다닙니다



석탄은 화력이 세기 때문에 후라이 판 위에서 고열로 조리하는 경우에는 이 석탄불을 많이 이용하곤 합니다

불을 잘 이용하여 맛 있게 요리하는 셰프들은 한 마디로 불을 잘 다루는 달인들 입니다 



뜨거운 불 위에서 후라이판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요리하는 모습은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일류 셰프가 되려면 상당한 기간의 강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이 셰프는 불 가까이서 조리하는 일이 얼마나 더웠으면 웃통을 다 벗어제쳤을까요?



또푸얼미엔이라고 설명을 달아 놓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두부국수를 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두부면(豆腐麵 또우푸미엔) 입니다.  또우푸~ 등의 명사 뒤에다 "~얼"을 더 붙이는 것은 북경을 위시한 북방사람들의 습관 입니다


잘라 놓은 국수 가닥을 봐도 두부국수가 맞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두부국수는 국수 씹는 맛이 나질 않아서 별로 시켜 먹지 않던 것 입니다

대신에 두부사(豆腐絲 또우푸쓰)라는 애피타이저로 국수든 요리든 식사 전에 즐겨 먹는 작은 접시 위에 담아 따로 파는 두부 썰어 놓은 것은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습니다



이 여성 셰프는 "마오얼뚜어"라는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마오얼뚜어는 고양이의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으로 묘이타(猫耳朶)로 생각 됩니다 이타(耳朶 얼뚜어)는 귀 입니다


다른 셰프가 반죽을 접시 위에 담아서 "티쟈오"란 묘기 부릴 준비를 합니다



한 손으로는 반죽이 담긴 접시를 받쳐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나무 젓가락 한 개를 들고서, 접시를 빙빙 돌려가면서 국수를 접시 가장자리에서 밖으로 쳐 내는 것 입니다





만들어진 국수들이 삶아져서 그릇에 담겼습니다

도삭면(刀削麵)과 두부면(豆腐麵)은 국수의 길이가 짧습니다



이 국수들을 어떻게 먹을까는 각자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됩니다








도삭면 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국물을 얹어서 먹는데, 위 사진과 같이 고명을 얹어서 비벼 먹는 것은 저도 처음 봅니다


산서성의 행화촌(杏花村)에서 생산하는 흑초,홍초가 유명한데, 국수 먹을 때 식초를 넣어 먹어 보는 것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행화촌은 "죽엽청주(竹葉淸酒)"라는 명주를 생산하기도 하는 유명한 곳 입니다

강소성 양주시(揚州市) 옆의  진강시(鎭江市)애소 생산하는  흑초 또한 유명하구요.



고양이 귀인 국물에 담은 마오얼뚜어 입니다



맛이 어떠냐고 물으면 저도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할 수 밖에 없네요.  졸깃 거림 외에는 다른 기억이 없습니다

마치 서울 인사동의 조랭이 떡국 먹는 기분이라고 말하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