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산마오의 배영과 주자청의 배영(背影)

콩지88 2017. 9. 22. 09:19




산마오의 배영(背影 뒷모습)은  단편집 20권 중의 하나 입니다

1981년 초판이며, 저는 1982년판을 구입하였습니다



"哭泣的駱駝(울고 있는 낙타)"의 표지 입니다

사하라 사막까지 가서 고생을 자초해서 살아 온 산마오는 마치 끝 없이 보이지 않는 사막에서 힘든 길을 묵묵히 울면서 걸어가는 낙타를 자기의 인생에 비유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夢裏花知多"(몽리화락지다소 꿈 속에서 꽃 잎들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비록 짧았지만 털보 호세와의 단란했던 사막에서의 생활이 즐겁기만 했었으나 호세는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바다 속 작업중 사고로 사망하고 맙니다. 꿈 속에서  밤이면 서로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산마오의 글이나 강연을 들으면 연민의 정을 느끼곤 했습니다


산마오의 작품들 제목은 상당히 상징성을 띄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이 내용을 읽어 보고 나서야 제목이 이해가 되는 것이 많습니다. 




털보 남편 호세 입니다



한 밤중에 털보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품을 쓰기에 여념이 없는 산마오 입니다

모로코 군대와 사하라 사막의 유격대와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산마오가 살고 있던 집과는 불과 40km의 거리였습니다. 사막 전투를 글로 쓸 때 둘은 항상 서로 상의하면서 썼다고 합니다

작품 속의 유격대장 내외와 산마오 내외는 서로 가까이 지낸 사이 였습니다










메달린 종을 보니 헤밍웨이의 작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연상 됩니다




산마오 부부는 둘 다 말을 무척 사랑했습니다




                               


산마오의 작품 소개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사진들을 많이 올렸습니다




                                                     

산마오(三毛)背影, 주쯔칭(朱自淸)背影


 

두 작가가 쓴 작품 제목이 같은 배영(背影 뻬이잉)인데, 산마오는 딸의 입장에서 어머니의 뒷모습을 글에 담았고, 주쯔칭은 아들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뒷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 묘한 서로 대조를 이룹니다

     두 작품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를 해 드립니다


 

산마오(三毛)背影

 

산마오가 그토록 열정적으로 사랑한 남편인 털보 호세는 그날도 평소 때와 다름없이 바다 속으로 잠수하여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물 위로 올라 올 시간이 지나도 호세는 영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호세는 물 속에서 그대로 밖으로 올라오지 않고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다른 세상으로 헤엄쳐 가 버린 것입니다

 

산마오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이런 비보를 접하고는 거의 실신한 상태에서 식음도 거의 전폐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해 내 사랑 호세를 돌려달라고 고함 고함을 지루면서 통곡을 합니다.

사위의 비보를 받은 타이뻬이의 산마오 부모는 부랴부랴 사위의 장례를 치루기 위해 이역만리 스페인 마드리드로 옵니다. 마드리드에 와서 본 딸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딸은 거의 넋이 나간 듯 했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산마오가 호세의 장례에 관한 여러 행정절차를 밟기 위해서 관공서를 향해 차를 몰고 나가는 앞길에서 양 손에 찬거리와 생수를 사서 무겁게 들고 뜨거운 땡 볕 아래 길을 걸어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얼른 차에서 내려 어머니의 짐을 뺏으려 합니다.

어머니는 두 손으로 짐을 꽉 움켜쥐면서 말을 합니다.

이 짐은 무거우니 허리도 아픈 너는 들면 안된다, 어서 네 볼 일을 마치고 일찍 집으로 와라

차로 집에 모셔다 드린다는 딸의 말에도 손 사레를 치면서 그대로 집 쪽으로 향해 걸어갔습니다.

이 때 산마오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어머니의 뒷모습은 어려서 평소 때 늘 보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쳐 온 것임을 이제와서야 비로서 알고 느끼게 되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진정으로 처음 느끼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산마오는 자기 고집대로 살아왔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종종 교실을 빠져나와 가끼운 도서관에 가거나 리우장리(지금의 타이뻬이 101 빌딩 뒤 편)의 공동묘지를 찾아가서 좋아 하는 소설책들을 학교가 파할 때까지 읽곤 해서 부모님의 속을 무던히도 썩이던 일도 생각이 났습니다

부모의 자식사랑이란 무엇일까? 산마오는 부모를 그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고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는 그런 보호자로만 봐 왔던 것입니다


나중에 철이 들면서 부모님께 더 이상의 괴로움일랑 만들어 드리지 않고 편히 지내시도록 해 드리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 했건만, 이제 마드리드에서 사위의 장례를 치루는 모습을 보여 드렸으니 이 보다 더 큰 불효가 또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집에 돌아와서눈 남편 털보 호세가 꼭 집에 돌아올 것 같은 생각을 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주쯔칭(朱自淸)背影



주쯔칭(朱自淸)背影

 

 

주자청(1898~1948 50세로 북경에서 작고)

我与父亲不相见已二年余了我最不能忘记的是他的背影~ ”나와 아버지는 만나지 못한지 벌써 2년 남짓 되었다. 내가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아버지의 뒷모습(背影)이다.~ ”

작품 배영(背影)의 모두에 시작하는 문장입니다

 

작품 배영(背影)은 대만의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며, 제가 대학에서 배운 중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는데 그 산문의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해 드립니다

 

주자청이 북경대학에 재학중일 때,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 집에 내려갑니다

집 안에 들어서자 뭔가 음산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느낍니다.   아버지는 하던 사업이 기울어지자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불편한 날들을 보냅니다.

 

청년시절에 자신이 무척이나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주자청은 아버지의 어리석게 보이는 행동을 보는 것이 싫어서 일찍 북경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북경으로 가기 위해 기차역에 아버지가 남경에 볼일 보러 가는 길에 아들 전송을 나옵니다.


주자청이 기차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자 아버지는 잠깐 기다려 하고는 기차에서 내려 플랫트폼을 지나서 귤 한 봉지를 사서 안고 돌아 옵니다. 약간 뚱뚱한 아버지가 뒤뚱거리면서 높은 플랫트폼을 넘어 갔다가 다시 넘어 오는 모습을 보고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정이 몸속으로 깊게 스며드는 것을 느낍니다 


아버지가 높은 플랫트폼을 넘을 때 귤을 바닥에 놓고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올라설 때의 아버지 뒷모습에서 지금까지 가져보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따뜻하고 애틋한 정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평범하고 무덤덤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처럼 주자청 역시 덤덤했던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대로 잘 묘사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기차가 움직일 때 주자청은 마음 속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까지 아버지를 아버지 답게 대하지 못하고 자기만 똑똑한 체 하면서 지금까지 바보 같은 행동만을 해 왔던 자신을 돌아보니 마냥 부끄러웠습니다

 

참고로 주자청의 배영에 대한 참고 글이 있기에 옮겨 놓았으니 주자청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자청은 당시 중국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우상이었으며, 특히 젊은 여성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인물까지 준수했던 작가 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지방에 내려가서 교편을 잡으면서 작가 활동을 했으며, 나중에 북경에 와서 지내던 중 49세의 나이로 병사했습니다.

대만 작가 산마오는 주자청과 50년 뒤에 태어나서 활동하던 중 마드리드에서 본 어머니의 뒷모습을 쓴 배영은 역시 산마오에게는 지금까지 어머니를 내리 사랑과 무한한 베품만 주는 어머니로만 대하여 왔던 자신을 처음 깨닫습니다.

딸로서 어머니를 덤덤하게 대하기만 했던 이기적으로만 행동했던 것을 되돌아보며 그동안 서로 정답게 대화도 나누지 않고, 정이 무엇인지 감사한 마음도 느끼지 못하고, 모르고 지내왔는데도 모녀의 끈끈한 내면의 정은 소리 없이 아주 단단하게 엮여있음을 보여 줍니다

 

(주자청 이해에 참고 자료)

 

朱自淸은 중국 현대문학의 발전에 대하여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특히 산문 창작 방면에서 이룬 업적은 남다른 바 있다. 진실 되고 자연스러우며 깊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언어로 짜여진 그의 산문은 독자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기쁨을 준다. 이처럼 모든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산문이 진지하고 자연스럽고 소박하며 솔직 담백한 예술적 풍격을 갖추고 있어 무한한 생명력과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 사조나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사상적 기복을 그의 산문 속에 그려 놓았다. 그의 산문 내용은 대단히 풍부하다. 수려한 자연 풍경을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이나 친구에 대한 우정을 묘사했고, 조국의 전도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였으며, 국내외 문화에 대하여도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표현 형식으로는 산수를 그리고 자신의 심경을 그린 서정산문(抒情散文)이있는가 하면, 인물이나 사건을 기술한 서사산문(敍事散文)이 있고, 명승고적지나 명산대첩을 그린 유현기(遊賢記)가 있다. 또한 세태를 평하여 시폐를 질타하고 시대적 자각을 일깨우는 이성산문(理性散文)이 있으며, 산문형식을 통해 작품에 대한 서문이나 서평 그리고 평론을 쓴 것이 있다. 뒷 모습이다. (“주자청의 작품세계인터넷 검색창에서 가져 왔음)

 

주자청의 산문에 대한 평

작가는 내용과 형식, 사상과 예술적 변증의 통일 속에서 '자신만의 소리'를 표현하고, 자신의 예술적 개성을 드러내어 비로소 자신만의 독특한 풍격을 지니게 된다. 주자청의 산문을 읽어보면, 곳곳에서 성실한 주자청의 형상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있다. 주자청은 친구나 동료를 회고하는 글 속에서도 자신의 평소 신념과 자신만의 철학을 펼치고 있다.또한 주자청의 산문에는 그윽하면서도 참된 감정이 담겨져 있어, 뭇 작가들과는 다른 뛰어난 개성과 정취를 느끼게 한다. 그의 자서성 산문은 서사와 서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물아일치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서경 산문은 정서와 경치가 서로 어우러져 시적 정서가 물씬 풍긴다. 그의 의론성 산문은 감정이 논리 속에 녹아 들어가고 짙은 감정과 지고한 논리가 서로 결합되어 있어 어느 한 군데도 딱딱하거나 메마르지 않다.마지막으로 주자청의 산문 언어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구어체로서 풍부한 표현력의 담화풍(談話風)을 띤다. 따라서 그의 산문은 이국적이지도 귀족적이지도 않아 발표되자마자 일종의 순수와 소박을 표방하는 신선한 작풍을 이루었다.



산마오의 어머니 뒷모습 배영과 주쯔칭(주자청)의 아버지 뒷모습 배영을 함께 생각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