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보는 북경~(85) 북해(北海) 방선반장
방선반장(仿膳飯庄)
1925년 청대의 어선당(御膳堂)에서 요리를 했던 요리사가 이곳에다 레스트랑을 열고 황실요리를 모방하여 선을 보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청대의 궁중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트랑입니다
레스트랑 안은 황실의 기분을 자아내는 황금색과 자색의 화려한 실내 장식과 큼직한 밝은 샹데리아는 청대의 궁녀 모자와 옷차림을 한 여성 복무원들이 서브를 하기 때문에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시중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방선반장(仿膳飯庄)은 경산공원의 백탑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레스트랑 안은 들어가지 않고 밖의 분위기만 사진에 담았습니다
만한전석(滿漢全席)이란 셋트 메뉴를 비싸게 돈내고 먹는 것은 그렇다치고, 혼자서 요리 전문집에서 식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추가해서 소개를 한다면 이 식당뿐이나 아니라 다른 고급 식당에서도 청요리(淸料理)를 우아하게 담아내는 식기들은 만수무강(萬壽無疆)이란 네 글자가 새겨 진 황실전용의 모조품들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만수무강의 네 글자가 들어간 식기들은 중국에선 황실도자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던 경덕진(景德鎭)에서 만든 것입니다
대만에서는 중화예술도자공사(中華藝述陶瓷公司)에서 같은 모양으로 모조품을 셋트로 만들어 팝니다.
모조품이라고는 하지만 나름대로 잘 만들었기 때문에 중국산이나 대만산 모두 가격이 그리 싼 편은 아닙니다
방선반장(仿膳飯庄)은 규모가 굉장히 큽니다. 이 복도는 끝이 잘 안보일 정도로 깁니다
이 래스트랑의 메뉴는 800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와 ~ 대단하다고 감탄사를 내지만 알고보면 별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음식의 고기종류, 생선종류,채소종류을 여러가지의 조리방법으로 만들어내면 요리이름이 다 달라집니다
여기에다가 궁중요리의 특기인 디저트로 나오는 작은 먹거리들을 생각하면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800가지의 요리를 다 맛보는 것도 아니니까요 ㅋㅋㅋ
중국요리에서 우리가 오해하는 한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요리가 비싸다고 해서 맛이 좋은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요리 가격에 요리 맛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싼 요리란 재료의 희소성에 값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고급요리로 알고 있는 샥스핀 요리, 곰 손바닥(熊掌, 웅장) 요리, 불도장(佛挑墻)요리,제비 집(燕巢)요리 등은 모두 재료의 희소성에 따라 값이 비싼 것이 주요인이며, 맛이 특별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가격의 이미지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급요리를 비싸게 시켜 먹고나서 맛이 별로였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에 이런 요리를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더 맛이 있고 없고를 이야기 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하겠습니다
방선반장(仿膳飯庄)의 주위를 담아봤습니다
경산공원 정상의 백탑과는 거리가 아주 가깝습니다
방선(仿膳)이란 두 글자가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이 글자를 쓴 이는 노사(老舍, 라오서)입니다. 중국 현대문학에서 선각자였던 라오서 차관(老舍茶館)의 라오서 입니다
방선(仿膳)이란 두 글자를 쓰고 난 노사(라오서)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왼편은 입구에 서서 손님을 맞이하는 청대 궁녀 복장을 한 복무원들의 모습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늘씬한 키에 멋진 치파오(旗胞, 중국의 여인 옷)를 입은 복무원들이 문 입구에 둘 씩 서 있습니다
오른 쪽 그림엔 방선차사(仿膳茶社)라는 현판이 보입니다. 차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런 찻집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띰섬(點心, 광동식 요리의 일종)을 시켜놓고
고급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하기를 즐깁니다
만한전석(滿漢全席)의 요리를 즐기는 광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중국의 이런 둥근 식탁은 대개 12명에서 아주 큰 것은 50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도 있습니다
저도 50명의 식탁에 앉아보았는데 복무원의 도움없이는 음식 가져다 나의 접시에 가져오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중국 특유의 권위주의의 한 예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뒤 뜰로 해서 저는 영안사(永安寺)가 있는 출구 쪽으로 걸어갑니다
백탑에서 비탈길을 내려오면 이곳 길로 나옵니다
오랫만에 밑이 터진 바지를 입은 사내아이를 만났습니다
대만에서도 이 바지를 입은 사내아이들을 본 적이 있는데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들이를 할 때 부모가 편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이 패루(牌樓)를 지나면 ~
쉬어가기 좋은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아취형의 돌다리도 있습니다
백탑과 방선반장의 모습을 뒤돌아 보고는 영안사 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