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영수증엔 거금의 복권번호가 달려 있다 (14)
대만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르는 사실 하나가 대만 내에서 상품 구입시마다 발행되는 영수증에는 복권 추첨의 일련번호가 달려 있다는 것 입니다
다만 이 복권 추첨은 두 달에 한 번 행하여지기 때문에 일반 여행자들이나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사실일 것 입니다
복권 추첨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아서 찾아가지 않는 상금은 다음 복권 추첨시에 추가가 되므로 상금은 회가 거듭될 수록 점점 더 많이 불어날 수도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여진 영수증은 알반 편의점에서 cashier로 뽑은 것 입니다
영수증 맨 위에 적힌 일련번호가 복권 추첨시 행운을 가져다 줄지 모르는 번호 입니다
그러나 백화점이나,상점 또는 식당 등에서는 統一貨票(통일화표)라는 통일된 국가 영수증을 발행하여 주는데 역시 영수증에 일련의 복권 추첨 대상인 번호가 찍혀 있습니다
두 달에 한 번 하는 추첨이며, 추첨하는 날은 그 달의 15일로 정해져 있으며 추첨 광경을 TV로 실시간 중계를 하며, 또한 다음 날 석간 신문에 공고가 실립니다
저는 두 달 동안 모아 둔 영수증을 제 아이들에게 내 놓으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당첨번호를 맞춰보기에 한 동안 정신이 없습니다
대개 당첨 금액이 작은 것은 일련번호의 끝자리 숫자 하나, 또는 두 자리의 숫자이며, 세 자리 숫자 부터는 금액이 우리 돈 몇 만 원이 되므로 아이들에겐 생각지 못한 용돈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대만 떠난 해가 1994년이어서 그동안 복권 1등 당첨금이 최대 얼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대만 정부는 세금 누락 방지를 위하여 고안한 것이 이 영수증에 복권 번호를 부여해서 발급하도록 한 것인데, 세금 신고 누락으로 생기는 금액 보다는 이 복권 당첨금의 비용이 적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는 이런 복권이 달린 통일화표 발행은 면제가 되어 있으며, 가게 앞에 "免統一貨票(면총일화표)"의 표식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영수증 복권이 생겨난 이유 중에서 카드결제가 불가능해서 생긴 것은 아닙니다. 신용카드가 통용되기 이전에 이미 영수증 복권제도가 도입되었기 때문 입니다
대만이나 중국에서 개인 신용카드를 발급 받는 절차는 무척 까다로워서 웬만한 직업을 가진 자도 처음에는 신용카드 발급을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은헹에서 자기 구좌를 개설하는 절차 역시 무척 까다롭습니다.
어느 나라든 세금 제대로 안 내고 신고를 누락시키는 일은 하기 마련인데, 영수증 옳바르게 챙기는 소비자를 업고 이 제도를 도입한 대만에게 높은 점수를 줄만 하겠습니다
그런데 중국 본토에선 복권 추첨번호가 달린 영수증 발행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질 못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택복권, 스포츠 복권 등 다양한 복권이 오래 전부터 발행되고 있으니 영수증에 복권번호를 달아서 발행하는 것이 절차상 번거롭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런 복권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텐데 이들이 가진 기득권 내려 놓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